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20일 논평을 내고 "생명을 수단화하지 않을 행정의 기본 원칙을 요구한다"며 공공기관의 동물 동원 행태를 강하게 규탄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행사 당일 황새 세 마리는 그늘막도 없는 좁은 새장에 갇혀 약 1시간 20분 이상 햇빛 아래 방치됐다. 당시 기온은 22도 안팎으로, 새장 안에서 황새가 과열과 탈진을 겪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개된 현장 영상에는 관계자들이 새장 문을 연 뒤에도 황새가 나오지 않자, 부리를 잡아당겨 강제로 끌어내는 모습이 담겼다. 밖으로 나온 황새는 이내 비틀거리다 쓰러졌고, 사육사들의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망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단순 '사고'가 아닌 "우리 사회가 동물을 바라보는 인식 그 자체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조차 동물을 '연출용 오브제' 정도로 취급해 온 사고방식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화포천 습지의 가치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설립한 시설의 개관식에서 멸종위기종이 퍼포먼스용 도구로 이용되다 죽음에 이른 것은 생명을 대하는 지자체의 모순적인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연대 측은 공공행사에서 동물을 소품처럼 다뤄 온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성화대에 앉아 있던 비둘기들이 점화와 함께 불에 타 죽는 참사가 발생했으며, 이후 도심에 정착한 비둘기들은 현재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제거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또한 생태 보전을 내세운 '순천만국가정원'이 '어린이 동물원'을 운영하며 북극여우, 물범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200여 개체를 전시하는 현실도 비판하며,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가 사설동물원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동물을 감금하고 오락거리로 소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동물자유연대는 "그날 목숨을 잃은 황새는 기념식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소품이 아니었다"며 "어엿한 삶의 주체를 고작 연출 도구로 전락시킨 이번 사건은 김해시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은 행사에 동물을 동원하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선언하고, 흥미를 위해 동물을 감금·전시하는 행위 또한 중단해야 한다"며 "생명을 수단화하지 않는다는 가장 기초적인 원칙을 공공의 기본 기준으로 분명히 세워야 할 때"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