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06(목)
 

김성경(김채연)은 1999년 신인 등용문이었던 ‘레모나’ CF로 데뷔하면서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유기견·유기묘의 보호자이면서 60여 길고양이의 수호천사를 자처하고 있다. 과한 감정이입과 동정심으로 불쌍한 동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이들을 돌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그녀, 12년간의 동물 사랑으로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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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경과 반려묘 '딸기'

Q. 고양이신문 독자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저는 동물들을 과한 감정이입으로 사랑하는 김성경(김채연)이라는 배우입니다.

 

Q. 과하게 사랑하는 반려동물 가족 소개해주세요.

프랑스말로 ’감사합니다‘가 ’메르시보꾸‘잖아요. 저희 집 강아지 이름이 ’메르시‘와 ’보꾸‘에요. 저한테 너무 감사한 아이들이라 이름을 지었는데 봉사활동 갔다고 구조한 아이들이에요. 그리고 베리, 우유, 린, 쿠키, 마리, 딸기 이렇게 6마리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모두 유기되거나 구조된 아이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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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기동물만 데려와 키우는 이유가 있나요?

다 사연이 있는 아이들이에요. 어떤 아이는 주인에게 칼로 찔리는 등 괴롭힘을 당했고 어떤 아이는 박스 안에 버려져 공원 구석에서 몇날며칠을 보내기도 했고 다른 아이는 탈진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했지만 사망선고까지 받아 사체를 찾으러 갔다가 기적처럼 살아난 아이도 있어요.

저는 애완동물로 키우려고 데리고 온 게 아니라 남들이 안 데리고 가는 아이들을 살려야 돼서, 혹은 길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하나둘씩 집으로 들여 온 경우에요. 그런 말씀을 하시잖아요. ’그렇게 밖에서 아이들 돌볼거면 집에 데리고 가서 키워라' 전 그걸 한 거죠.

 

Q. 언제부터 동물을 과하게 사랑하게 됐나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저에게 경마장의 말들의 시선을 가리는 가림막 있잖아요, 그걸 하고 다녀야 한다고 했어요. 길을 걷다가 불쌍한 동물을 보면 집에 데리고 간다고 엄마와 자주 싸우곤 했어요. 제가 감정이입이 좀 과하게 되는 사람이기도 하고 동정심이랄까 그런 게 조금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심하게 있는 게 죄라면 죄일까요. 최근에 강아지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많이 아파서 끝까지 돌봤는데 안타깝게도 하늘나라로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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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경의 반려견 메르시, 보꾸, 반려묘 베리, 우유, 린, 쿠리, 마리, 딸기

Q. 많은 동물들과 함께 하는 게 힘들진 않으세요?

힘들긴 해요. 하지만 아이 키우시는 분들의 심정이 저랑 비슷한 거 같아요. ‘육아는 너무 힘들어’ 하면서도 아이가 주는 행복감이 되게 크다고 얘기하잖아요, 저도 똑같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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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물을 유기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너무나 당연히 잘못된 것이죠. 동물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사람하고 동등한 생명인 거잖아요. 생명을 대할 때 그냥 예쁘다고 표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옷 한 벌만 사도 예쁘고, 구두 하나만 사도 예쁘다’고 하는데 동물들은 예쁜 게 다는 아니잖아요. 책임과 희생 그리고 사랑은 당연히 있어야 할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은 책임과 희생은 불구하고 사랑조차 없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누굴 사랑하다면 그 사람을 그렇게 버리고 싶을까요.

즉흥적인 감정으로 그냥 예뻐서 입양하지 말고 책임을 질 수 있는지 희생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고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안 키우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해요.

 

김성경(김채연)은 1999년 하희라, 이본, 최강희, 김현주 등 신인 등용문이었던 레모나 CF의 모델이 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길거리 캐스팅으로 인생의 전환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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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나' CF 한 장면

 Q. '레모나' CF 모델은 어떻게 됐나요?

저 말 그대로 길거리 캐스팅 됐어요. 대학교 다닐 때 학교 앞에서 잡지에 사진을 찍히고 그 잡지의 사진이 브로마이드가 만들어지면서 한 회사에서 레모나 CF를 찍을 후속 모델이 필요한데 당신이 이미지가 맞을 것 같으니 같이 일하자고 했어요. 부산에서 급하게 올라와 준비 없이 광고를 찍으면서 얼떨결에 시작했던 거 같아요.

광고가 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많이 알아봤고 생각지도 않았던 팬카페도 생겼어요. 모델도 하면서 배우도 하면서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내가 아이돌인가’ 느낌이 들 정도로 갑작스럽게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됐죠.

 

Q.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했는데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두분이 정반대 입장이셨어요. 아빠는 굉장히 싫어하셨고 엄마는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엄마가 부산과 서울을 왔다갔다 하시면서 보호자를 자청해 주셨죠.

 

Q. 방송을 쉬면서 다른 일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파티 공간 스타일링이라고 달리 표현하면 파티 스타일리스트라고 할 수 있죠. 스타일리스트는 옷매무새를 만들어주는 거라면 제가 한 일은 파티를 만들어주는 것인데, 파티플래너들이 플랜을 짜주시면 그 플랜에 맞는 현장을 만드는 것이죠. 기업의 파티 행사를 맡아서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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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시기

Q. 파티 스타일리스트는 어떻게 하신 건가요?

배우 일을 하다가 회의를 느끼는 때가 있었어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중에 주변에서 ‘너는 만드는 거 좋아하잖아, 막 꾸미고 정돈하고 이런 거 좋아하잖아’ 이런 얘기를 많이 해서 ‘다른 문화를 접해보자’, ‘배우 활동에도 도움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무작정 유럽을 갔죠. 그곳에서 좋은 기회를 만나 요리도 배우고 디저트도 배워서 돌아왔는데 우리나라에도 파티 문화가 생겨난 거예요. 그래서 자격증을 취득해서 일을 시작한 거예요. 아마 제가 우리나라 파티 스타일리스트 1세대라고 해도 될걸요 (하하)

10년 넘게 회사를 운영했는데 저한테는 보람 있는 시기였어요. 큰 자산이 되기도 했고요. 그 인연으로 레스토랑도 잠시 운영하기도 했죠. 열심히 일을 할 때마다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게 좋았어요.

 

김성경(김채연)은 강아지 2마리, 고양이 6마리의 보호자이면서 60여 마리 길고양이의 소호천사이기도 하다. 하루 4시간을 길고양이 케어에 힘쓰고 있는데, 대 식구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남다르다.

 

Q. 최근에 동물보호가라는 타이틀이 생겼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 주변의 길고양이들을 케어하고 있어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제 사비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거든요. ‘캣맘’이라는 단어가 잘못 인식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동물보호가’, ‘동물활동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면서 주변에 양해를 구하고 조언과 동의도 구하니까 저를 보는 시선이 아니라 제가 돌보는 아이들을 바라봐 주시더라고요. 좀 거창하긴 하지만 필요한 거 같아요. (하하)

 

Q. 길고양이 몇 마리를 케어하고 계신가요?

일단 제 눈에 보이는 모든 아이들이죠. 내 눈에 보이는 아이들만이라도 안전하고 삶을 개선해 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많이 나타나는지 모르겠어요. 한 60여 마리 되는 거 같아요.

공원이나 스포츠센터, 주택단지 등에 직접 찾아가 설명도 하고 설득도 해서 아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줬어요. 하나하나 하다 보니 지금은 8곳이 되는 거 같아요. 그 곳에 먹이도 주고 물도 채워주고 영양제도 넣어주고요,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매일매일 핫팩을 깔아주는데 하루에만 5만원씩 들어가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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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동의를 얻어 만들어 놓은 길고양이 보금자리

Q. 하루에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하나요? 비용도 만만치 않겠네요.

하루에 한 4시간 전후로 걸리는 거 같아요. (매일매일이요?) 주말이라고 아이들을 굶기면 안 되잖아요. 매일매일 먹어야 되고 매일매일 살아야 하니까요.

비용은 집에 있는 아이들은 제 생활비에 포함되고요. 애들 치료나 수술비가 없다하더라도 길고양이에게 들어가는 금액이 한 달에 200만원 전후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핫팩이 들어가는 겨울에는 더 많이 들어가고요.

제가 좀 과한 감정 이입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집에 있는데 ‘오늘 날씨가 많이 추운 거 같아’고 생각되면 나만 이렇게 보일러를 켜놓고 있는 게 너무 미안한 거에요. 그러면 ‘이제 핫팩이 식었겠지? 한번 더 갈아주고 올까? 영양제 한 스푼만 더 넣어주고 올까?’ 이런 식으로 그 외 시간이 필요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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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길고양이의 삶을 개선해 준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길고양이에게 밥만 준다고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삶의 터전을 바꿔줘야 된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된 보금자리도 만들어 주고 겨울에 춥지 않게 핫팩도 넣어 주고 또 건강을 잃지 않도록 영양제도 먹게 해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에요. 주변의 눈치를 보며 몰래몰래 먹이를 주는 불청객이 아니라 당당하게 동의를 구하고 교류를 통해 보금자리를 인정받는 것이죠. 그래서 스포츠센터 회의에도 참석하고 입주자 반상회에도 참석해 모두가 인정하는 보금자리를 만들어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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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경의 눈에 처음으로 들어 온 몸이 불편한 길고양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몸 아래에 혹이 붙어 있어서 보호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Q.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아픈 강아지를 15년간 돌봤었거든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었어요. 주변에 어떤 분이 ‘아픈 걸 어떡하니, 그냥 버리고 새로 하나 사‘ 너무 당연하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너무 상처가 되더라고요. 저는 집팔고 차 팔아서 얘한테 다 하고 모든 걸 갖다 바치고 있는데 너무 쉽게 얘기를 하시니까 감정이 무너져 내리더라고요. ’동물도 생명인데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고 하는 순간 저희 집 재활용 분리수거 하는 곳에 다리를 다친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고양이는 당연히 담벼락을 걸어 다니는 어떤 생명체 정도로 밖에 관심이 없었는데 피를 철철 흘리고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나타났는데 저를 무서워해 도망을 가는 거예요. ‘쟤도 겁을 먹고 있구나, 쟤도 아프구나’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은 거죠. 그래서 그 아이를 구조해서 치료해서 입양 보내는 한게 벌써 12년 전이에요. 그때부터 시작된 거죠.

 

Q. 길고양이를 케어하면서 느낌 점이 있나요?

동물을 사랑한다는 마음에 열악한 환경에 있는 길고양이에게 ‘내가 주는 한 끼로 배고픔을 달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쉽게 손 내미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러고 돌아가서 ‘나 오늘 애 밥 줬어’ 이걸로 본인 스스로 자기만족을 하시는데, 사실은 굉장히 이기적인 것이거든요. 동물도 사람도 마찬가지잖아요 누군가한테 기대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자기 것을 잃게 마련이에요.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은 매우 감사하지만 신중하게 생각하시고, 한 번 손을 내밀어 주셨으면 계속 내밀어주는 책임감을 갖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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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길고양이 케어는 계속 하실 건가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을 구조하고 아이들 건강을 챙겨주고 돌보면서 다시 용기라는 게 생기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움직이게 되고 아이들을 통해 위로를 받으면서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내가 살아야 한다는 이유가 생기더라고요.

12년간 제 몸 생각 안하고 한 마리라도 더 구하고자 애썼어요. 요즘은 예전보다 나아진 게 동네마다 저 같은 분들이 보이는 거예요. ‘아 세상이 그래도 변하고 있구나’를 느끼져서 많은 분들이 고양이를 생각하는 만큼 저도 아마 계속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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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에 새로 시작한 일이 있다고 들었어요.

좋은 제품을 선정해 어떤 내용물이 들어 있고 동물에게 왜 필요한지를 알려드리는 토크쇼 형식의 라이브 커머스인데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수의사 선생님과 저의 경험들을 이야기 하면서 ‘이게 맞다, 저게 틀리다,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거 같다’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좋은 방향인 거 같아서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어요. 2월 둘째 주부터 티몬 라이브 커머스로 보실 수 있어요.

 

Q.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제가 원래 말을 되게 못하거든요 그런데 동물들 얘기만 하면 저도 모르게 술술 말이 나와요. 그냥 커머스라면 시큰둥 했을텐데 동물에 관련된 거라고 하니 저도 모르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제품을 알려드리는 거지만 그 제품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저도 기대가 되요.

 

Q. 반려인으로서의 꿈이 있다면?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제가 더 좋은 케어들 해 줄 수 있도록 다들 저와 함께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게 앞으로 저의 가장 큰 목표이고, 저의 가장 큰 소원이에요.

동물을 대하는 세상의 인식이 변화할 수 있도록 내 작은 발걸음 하나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꾸준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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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경은 1년 반마다 머리카락을 잘라 소아암 환우에게 기증하고 있다

 사람들은 동물에게 온 힘을 다하는 사람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 또한 동물들에게 사비를 들이고 집도 차도 팔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하는 말이 ‘사람한테나 잘해라’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그런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감정이입을 과하게 하는 성향인 것이지 동물만 생각하는 건 아니거든요. 저는 1년 반마다 머리카락을 잘라서 소아암 아동들에게 기부하고 있어요. 그 횟수가 벌써 12회가 됐고요. 동물을 보느라 사람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 사람을 함께 보고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오해 안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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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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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너무 대단하고 멋지신분 부디 좋은 일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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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

저역시 길냥이 두녀석 데려다 키우는 집사인데
정말 용기있고 사랑많은분 이시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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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여배우중에 이렇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 가진분은 없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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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희생 그리고 사랑으로 보듬어야죠’, 길고양이의 수호천사, 배우 김성경(김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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