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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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땅에서 옛 조상들과 함께 살아 숨 쉬었던 우리의 토종견들이 민화의 옷을 입었다. ‘멍멍화가’로 유명한 곽수연 작가의 개인전 ‘토종견찰전(土種犬察展)’이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렸다. 10월 28일(목)부터 열린 이번 전시에는 삽살개, 진도개, 풍산개, 동경이, 불개 등 우리나라 토종견들의 모습이 담겼다. 

곽수연 작가는 개를 주제로 인간과 자연, 현대사회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동양화 작가로 이번 작품 속의 토종견들도 곽 작가 특유의 해학과 풍자 가득한 모습을 한 채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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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연 작가와 작품 '삽사리(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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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 dog - 대박이', 곽수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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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動(동)-진도개', 곽수연 2021.

 

그런데 왜 토종견일까? 곽 작가는 “개를 주제로 삼은 초기부터 토종견을 너무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주위에 외국종 개만 있어서 토종견을 볼 일이 없다보니 도저히 그릴 수 없었다”며 “이후를 기약한 채 토종견 작품은 마음 한 구석에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EBS에서 국내 토종견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토종견문록’을 촬영하면서 곽수연 작가를 섭외한 것이다. 곽 작가는 이 프로그램 촬영이 “갈증을 해소해준 감사한 프로그램”이었다며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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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 쪽에서는 곽수연 작가가 출연한 EBS '토종견문록'이 상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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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 곽수연 2021.

 

직접 발로 뛰며 국내 토종견을 만났던 곽수연 작가기에 그의 그림에는 저마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녹아 있었다. 특히 작품 ‘독도-삽살개’의 경우, 모델이 된 삽살개를 만나기 위해 곽 작가는 바다를 건너 독도까지 방문했다. 대한민국 최동쪽의 작은 섬 독도에는 1998년부터 ‘한국삽살개재단’에서 파견한 독도수호견 삽살개들이 섬을 지키고 있다. 2년마다 교대 근무를 서는 삽살개들은 민화 속에서도 독도를 늠름하게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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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삽살개', 곽수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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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지킴이-백미청미', 곽수연 2021, 실제 독도에서 들고 온 조약돌에 독도수호견의 모습을 그려넣었다.

 

곽수연 작가는 독도수호견을 만난 추억을 떠올리며 “과거 일본에 의해 가죽이 벗겨지고 죽임을 당했던 토종견들이 상징적인 땅인 독도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단순히 땅을 지킨다는 의미를 넘어 일제가 말살시키려고 했던 우리의 얼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 큰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남겼다.  

 

Lucky dog 35X35cm 장지에 채색 2021.jpg
'Lucky dog', 곽수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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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초도', 곽수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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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도란도란(2021)'을 보고 있는 곽수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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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곽 작가의 작품에는 삽살개가 많이 등장한다. “눈이 가려져 무엇을 보는 지 알 수 없는 삽살개의 모습이 회화적이고 매력적이었다”는 곽 작가는 “관람객 분들도 작품을 통해 삽살개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내 다양한 토종견의 모습이 담긴 이번 전시는 12월 1일(수)까지 열린다. 이번 기회를 놓친 이들은 내년 3월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미술관’에서 다시금 곽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곽수연 작가는 “이번에는 삽살개가 비중 있게 나왔는데 다음 작품들에는 동경이나 불개 등 다른 토종견들도 집중해서 그려보고 싶고, 개식용 문제도 작품 속에 담아보고 싶다”며 추후 계획을 밝혔다. 이어 “토종견에 다들 관심이 없어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토종견들이 멸종 동물처럼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위기”라며 “사람들이 이번 작품들을 통해 토종견에도 많은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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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종견에 이런 매력이?” ‘멍멍화가’ 곽수연 개인전 ‘토종견찰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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