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님 많이 놀라셨죠? 저희도 많이 놀랐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배를 부여잡고 웃게 만든 K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코너 ‘황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1년여 간 큰 인기를 끌었던 황해는 보이스피싱을 시도하지만 어설퍼 번번이 실패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겼다. 황해를 통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코미디언이 있었으니, 바로 ‘이수지’다. 전형적인 상담원의 표준어와 조선어를 넘나드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큼 능숙하고 천연덕스러웠다.
이수지는 다채로운 목소리 톤과 실감나는 연기로 신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국내 코미디언이다. 개그 프로그램과 예능, 드라마, 라디오 등 다양한 영역을 오가며 그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이수지는 지난 1월 시청자들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결혼 5년 만에 임신을 한 것이다. 이제 임신 7개월차에 접어들며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인 이수지는 5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기도 하다. 그 중 ‘설기’는 유기견 출신으로 이수지를 만나 새로운 제2의 견생을 살고 있다.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대표 스타 이수지. 그의 일상과 반려생활에 대해 듣기 위해 한국애견신문이 이수지를 만났다.

Q. 한국애견신문 구독자들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수지맞으세요! 안녕하세요. 코미디언 이수지입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요즘 tvN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임신 중이라 좋은 생각과 예쁜 말만 하면서 태교도 하고 있지요.
Q. 그렇지 않아도 올해 1월 11일, 이수지 씨의 임신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먼저,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이제 엄마가 되실 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소감 한 마디 나눠주신다면?
그동안 반려견만 키우다 앞으로 사람을 키운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반려견을 키우면서 예행연습을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수월할 거 같기도 해요.

Q. 개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개그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이 학교축제 시간에 제게 공연 시간 7분을 주신 것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 강당에서 콩트를 짜서 공연을 했었거든요. 제 개그로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는 게 제게 큰 행복이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 개그동아리의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그 동아리 활동으로 본격 개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올해로 데뷔 14년차가 되셨습니다. 지난 14년의 방송을 돌아봤을 때 이수지 씨에게 ‘개그’와 ‘방송’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개그와 방송은 제게는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진 유일한 특기를 좋게 풀어 사회에 웃음이라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었으니까요. 개그와 방송을 하며 좋았던 점은 이 일을 통해 제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는 사람일 수 있었던 것이고, 아쉬운 점은 더 나은 코미디를 선보이고 더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 노력이 좀 부족했던 거 같아요.

Q.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개그 캐릭터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K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보이스피싱 개그 ‘황해’라는 코너를 했었는데요. 처음 웃기는 역할을 맡아서 부담도 됐지만, 그 코너를 계기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그 코너의 ‘린자오밍 팀장’ 역이 가장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죠.
Q. 코미디언으로써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이 있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에서 웃음을 주는 코미디 일을 놓고 싶지 않아요. 이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대면이 활성화되면 공연도 다시 시작되게 될 텐데 특히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습니다.

Q. 반려견 ‘뿌꾸’, ‘설기’, ‘두치’, ‘아리’, ‘사랑’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두치’와 ‘뿌꾸’는 남편이 총각 때부터 키우던 반려견입니다. 둘은 형제에요. 이번에 8살을 맞았죠. 같이 일하던 형네 반려견이 새끼를 낳아서 남편이 두 마리를 입양하게 됐습니다. 남편이 직접 골라서 데려온 아이들이죠.
‘아리’와 ‘사랑이’는 모녀에요. 아리는 10살, 사랑이는 8살이에요. 전에 키우던 ‘해리’라는 페키니즈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었어요. 그 때문에 어머니가 많이 적적해 하셨죠. 그래서 아리를 입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리가 후에 새끼를 낳으면서 사랑이도 생기게 된거죠. 사랑이 언니, 오빠들은 현재 이모네 집에서 살아요.
‘설기’는 SBS 동물예능 프로그램 ‘TV동물농장’에 출연해 입양처를 모집하는 걸 우연히 제가 보게 되면서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TV 속 설기의 모습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해리와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또 해리의 사연이 너무 딱했어요. 그래서 고민하다 입양지원을 신청해서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됐습니다.
Q. 반려견을 만나고 삶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 생각 등 바뀐 점이 있다면?
저는 원래 아파트에서만 살았어요. 그랬는데 반려견 다섯 마리와 함께 살게 되면서 거주 형태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지금은 마당에서 반려견들이 언제든 편히 놀 수 있게 주택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Q. 이수지 씨가 반려견들과 자주 다니는 산책 장소를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매일 아침이면 마당에서 광합성을 즐기다가 오후엔 동네산책을 갑니다. 비오는 날만 제외하고요.
Q. 반려견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사료나 간식이 있을까요?
아이들이 닭가슴살을 좋아해요. 그래서 가끔 주고요. 북어를 삶아서 찢어 주기도 해요. 그런데 아이들이 피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자주 간식을 주지는 못하고 특별식 느낌으로 줍니다.

Q. 반려견들과 함께 살면서 재밌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처음 주택으로 이사 와서 맞은 여름이었어요. 그때 창문을 열어두고 마트에 다녀왔었거든요. 그런데 뿌꾸가 방충망을 열고 마당에 나와 혼자 산책하고 있는 거예요. 그걸 보고 전 기겁했죠. 저희 방충망이 터치로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는 거라 뿌꾸가 방충망 여는 방법을 터득했나봐요. 그래서 그다음부턴 그쪽 창문은 닫고 다니게 됐습니다.
Q. 최근 반려동물 동반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관련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시청자에게 선보여지고 있는데 혹시 이수지 씨도 반려견들과 함께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을까요?
아까 말씀 드렸듯이 설기를 TV동물농장에서 만났어요. 그래서 TV동물농장을 즐겨보는데요. 설기 근황이 궁금하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분들을 위해 설기가 지금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 보여드릴 겸 시청자 분들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Q. 반려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처럼 건강하게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얼굴만 봐도 행복해지니까요. 그리고 설기는, 식탐을 좀 줄였으면 해요. 그런데 사실 누구보다 설기 맘을 제가 잘 아니깐 안쓰럽긴 합니다.(웃음)
Q. 반려인 ‘이수지’의 꿈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제 2세가 세상으로 나올텐데요. 저희 반려견들과 2세가 오손도손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싸우지 않고 정겹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도 다니셨다고 들었는데, 유기동물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이신가요?
아무래도 입양을 해보니 가족의 중요성을 알게 됐거든요. 그런 마음이 유기동물들에게도 잘 전달이 돼서 더 상처받는 동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설기는 유기견 출신으로 이수지 씨 가족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됐는데요.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고 있는 독자님들께 유기견 입양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새로 입양하는 아이의 성격이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저희 집의 경우, 다행히 설기 성격이 너무 좋아서 기존의 반려견들과 잘 어울리고 있는데요. 그렇지 못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 미리 잘 파악해야 할 거 같아요.

Q. 유기동물 문제가 사회적 이슈인데요. 반려인 스타로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가족을 맞이하는 일은 정말 책임감 있게 생각해야 할 일이고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버려 유기견으로 만드는 일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기에 절대 없어야 된다고 봐요.
Q.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한국애견신문 구독자분들 산책이나 애견카페같은 다양한 공간에서 만나서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만나뵙게 돼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