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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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하나'와 순찰 중인 해치 펫트롤 순찰대장 김시은 씨 (사진=권이민수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반려견과 함께 근처 동네나 공원을 산책하는 보호자의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서울시 강동구는 이처럼 규칙적으로 동네 및 공원을 산책하는 반려견과 보호자를 반려견 순찰대 ‘해치 펫트롤’로 임명하고, 방범 예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시험을 거쳐 선발된 70여 인의 해치 펫트롤 멤버들은 5월부터 강동구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해가 뜨겁게 내리쬐던 10일 오후, 강동구청 근처에서 해치 펫트롤 순찰대장 김시은 씨를 만났다. 보더콜리 ‘하나’, 래브라도 리트리버 ‘수미’와 함께 살고 있는 김 씨는 반려견훈련전문가로, 이 이력 덕분에 자연스럽게 순찰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해치 펫트롤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좋은 아이디어 같아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3차례 하나와 함께 근처 지역을 순찰화고 있다. 이날도 어김없이 ‘반려견 순찰대’가 적힌 형광색 대원복을 입은 하나와 함께 김 씨는 동네를 순찰하고 있었다. 해치 펫트롤의 주요 임무는 범죄 위험요소와 방법 시설물 파손, 생활 불편 사항 등을 발견 시 112나 120 등에 신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 측은 해치 펫트롤에 우범지역 리스트를 전달하고 빠르게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씨에 의하면 일주일 남짓 활동한 해치 펫트롤은 벌써 70여 건의 신고를 넣은 상태다. 김 씨는 “며칠 전 길 한복판에 비둘기의 사체가 방치되고 있는 것을 목격해 신고한 적이 있다”며 “다른 멤버들 중에는 순찰 중 쓰레기를 줍거나 전봇대의 불법 광고물, 길이 파여 위험해 보이는 곳 등을 발견해 신고한 사례 등이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일일이 다녀야 알 수 있는 것들을 해치 펫트롤이 미리 발견해 신고함으로 더욱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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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초등학교 인근을 순찰 중인 김씨와 하나 (사진=권이민수 기자)

 

이날 김 씨는 전통시장 근처를 하나와 순찰했다. 전통시장 주위에는 골목이 많아 복잡하고 CCTV 사각지대로 보이는 곳이 많았다. 인근에는 성일초등학교, 성내중학교가 위치해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김 씨는 “이 곳은 비교적 사건, 사고가 많은 지역이지만 길이 좁고 복잡해 경찰들이 일일이 순찰하기 쉽지 않은 지역이라고 전해 들었다”며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 신경 써서 순찰을 하는 곳”이라고 했다.

 

김 씨는 낮은 담 뒤나 어두운 구석을 꼼꼼히 살피며 길을 걸어갔다. 하나도 덩달아 이곳저곳 냄새를 맡으며 김 씨의 곁을 지켰다. 김 씨는 “혼자라면 무서웠을 수 있지만, 대형견 하나와 함께하니 우범 지역을 순찰하는 것도 무섭지 않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 씨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도 유심히 살폈다. 혹여나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없는지, 길을 잃은 어린이나 치매 노인은 없는 지 살피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 측은 길을 잃은 어린이와 치매 노인이 없는지 살필 것을 해치 펫트롤에 강하게 요청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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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와 하나는 골목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폈다 (사진=권이민수 기자)

 

김 씨와 함께 지역을 순찰 중인 하나는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하나를 향해 눈을 뗄 줄 몰랐으나 아직은 ‘반려견 순찰대’가 낯선 듯해 보였다. 김 씨는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이 많아 ‘이게 뭐예요?’하고 질문하시거나 ‘고생한다’며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하신다”며 “길에서 해치 펫트롤을 만나신다면 편히 다가와 개들을 많이 예뻐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저희 해치 펫트롤에게 요청해 주시면 좋겠다. 하다못해 밤에 길을 걷다 무서운 마음이 들면 같이 길을 가자고 하셔도 된다”며 “소소한 도움이라도 해치 펫트롤은 시민들의 친절한 이웃이 되고 싶다”고 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오후 순찰은 별다른 사건 없이 무사히 마무리 됐다. 뜨거운 햇빛 아래 진행된 순찰이었지만 하나는 지친 기색없이 기분 좋게 꼬리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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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용 CCTV가 설치된 전봇대를 통해 신고하는 방법을 소개 중인 김 씨 (사진=권이민수 기자)

 

김 씨는 “멤버들 모두 아무런 보수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지역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해치 펫트롤로 활동한다”며 해치 펫트롤을 통해 “반려동물과 보호자에 대해 시민 분들이 더욱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주시고 성숙한 반려문화 정착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해치 펫트롤 1기는 약 3개월 동안 활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치 펫트롤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만큼 2기, 3기 등등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외에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여 곧 다른 지자체에서 활동하는 해치 펫트롤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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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반려견 순찰대 ‘해치 펫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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