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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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성남시청 정문 앞에서 '성남시 모란 개시장 완전 철폐촉구 집회'가 열렸다 (사진=권이민수 기자)

 

“모란 개시장을 완전 철폐하라!”

 

공개적으로 개를 전시하고 불법 도축,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던 성남시 모란시장에 40여 인의 동물보호활동가들과 시민들이 모여 개시장 완전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5월 4일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모인 연합체 ‘1500만반려인’은 오전 11시 성남시청 정문 앞에 모여 ‘성남시 모란 개시장 완전 철폐촉구 집회’를 열고 모란시장까지 행진했다.

 

모란 개시장은 과거 공개적으로 개를 전시하고 잔인하게 도살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시장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18년 성남시와 모란 개시장 상인회가 TF팀을 구성해 공개적으로 개를 전시, 도살하던 시설을 없애고 상인들의 전업을 유도하며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모란 개시장 내 건강원들은 지하에서 몰래 개를 불법적으로 도살하거나 외부에서 도살당한 개고기를 들여오는 방식으로 여전히 전시, 판매하는 것으로 밝혀져 모란 개시장 논란은 다시 재 점화됐다.

 

이날 유튜버 스나이퍼 안똘과 한세미 기자의 사회로 시작된 집회는 내리쬐는 햇빛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성명서 낭독과 함께 각 단체의 대표자들과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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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중인 박운선 행강 대표 (사진=권이민수 기자)

 

동물보호단체 ‘행강’의 박운선 대표는 “모란 개시장에서 판매하는 개고기는 동물을 불법으로 도살해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남시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개고기는 축산물로 들어가 있지 않아 허가받지 않고 영업할 수 있어 단속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는 동물불법도살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이원복 대표는 “오늘 집회 소식을 듣고 화가 많이 났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란 개시장에서 여전히 불법 도살된 개고기가 진열, 판매되고 있다”며 “이는 개식용을 종식하겠다는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도살 장소만 옮겨졌을 뿐이다”라고 분노했다.

 

캣치독 팀은 “모란 개시장에서 밀도살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는 민간 단체가 아닌 성남시 동물보호과에서 단속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품공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인간의 입으로 들어가는 개고기는 인권 유린 행위”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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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장 퍼포먼스의 모습 (사진=권이민수 기자)

 

자유 발언 이후에는 ‘뜬장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동물의 탈을 쓴 이들은 뜬 장 안에 갇혀 ‘개, 고양이 식용 종식’ 피켓을 들었다.

 

집회에는 시민들도 함께 했다. 한 시민은 “성남시에서 30년째 사는데 개고기 때문에 모란시장을 못 간다”며 성남시를 향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사위가 외국인인데 개식용 이야기만 나오면 사위 앞에서 너무 부끄럽다”며 개식용 철폐를 강력히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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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개시장으로 행진하는 집회 참여자들 (사진=권이민수 기자)

 

집회 이후 참여자들은 경찰의 인도 하에 모란 시장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정오의 내리쬐는 햇빛으로 아스팔트 도로는 뜨겁게 달궈진 상태였지만, 참여자들의 발걸음은 쉴 줄 몰랐다. 이들은 30여 분을 행진해 모란 시장에서 구호를 외치며 피켓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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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개시장에서 구호를 외치며 피켓팅을 이어가는 집회 참여자들 (사진=권이민수 기자)

 

이날 현장에는 사람만이 아닌 개들도 있었다. 집회에 참여한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 강아지는 지난 4월 9일 모란 개시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수십 마리의 개가 생명을 잃은 참담한 현장에서 유일하게 이 강아지만 구조돼 목숨을 부지했다. 그래서 이 강아지의 이름은 ‘천운’이 됐다. 천운이 닿아 살아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운이는 유달리 밝고 활기찼다.

 

천운이 닿지 않는 한 개고기 신세를 면할 길이 없는 수많은 개들이 오늘도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모란 개시장, 성남 시청 앞과 시장을 가득 메웠던 동물보호단체들의 외침은 이 개들이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을 바꿔갈 수 있을까? 동물보호단체들의 개시장 철폐에 대한 요구에 성남시는 어떤 답을 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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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개시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천운이' (사진=권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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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개시장을 향해 행진한 동물보호단체들...“성남시 불법 개 도살 단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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