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일요일 오전마다 21년째 시청자들을 찾아오는 장수 TV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다. 우리 주변의 작고 사소한 사건부터 세계적인 사건까지 재연 형식으로 여러 사건을 재구성해 나가는 서프라이즈는 그간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흥미, 감동을 선사해왔다. 이 서프라이즈의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배우 ‘김하영’이다. 19년의 시간동안 다양한 역할을 통해 시청자를 웃고 울린 김하영은 동시에 애정으로 반려동물을 돌보는 반려인이자 길 위의 동물들을 돌보는 케어테이커이기도 하다. 그의 동물사랑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일산의 한 카페에서 김하영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독자님들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애견신문 구독자 분들 동물을 사랑하는 배우 김하영입니다.
Q. 김하영 배우 하면, ‘서프라이즈 여자 걔’로 너무 유명하신데요. 연기와 서프라이즈 배우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연기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저희 부모님 두 분 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이시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냥 제 내면에 연기는 각인돼 있었어요. 제가 고등학교를 계원예술고등학교로 갔는데, 그 때도 부모님께서 직접 원서를 찾아서 주셨었어요. 대학도 영화학과로 진학했고요. 그렇게 연기를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해보려고 이런 저런 공채 시험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항상 2차에서 뚝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후에는 성우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었죠.
서프라이즈는 그런 상황에서 합류하게 됐어요. 저희 외삼촌께서 MBC 성우신데, 하루는 제게 “하영아 너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아니?”라고 물어보시면서 한 번 찍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주셨어요. 제가 당시 서프라이즈 팬이었고, 너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Q. 일반적인 연기와 재연 연기의 차이점이 있나요?
짧은 시간동안 모든 연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약간 오버스럽게 연기를 하게 돼요. 표정이나 몸짓도 더 크게 표현되고요.

Q. 서프라이즈 방송 촬영은 얼마나 자주 있나요?
서프라이즈 촬영은 일주일에 2번 목요일과 금요일에 있어요. 목요일은 외국 이야기, 금요일은 한국이나 아시아 이야기를 촬영해요. 저같은 경우는 금요일날 촬영을 하죠. 거의 온종일 해요. 보통 드라마는 많아야 하루에 10씬을 찍어요. 그런데 서프라이즈는 하루에 많으시면 70씬이 넘어가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힘들죠.
Q. 서프라이즈를 19년째 하고 계신데요. 정말 많은 역할을 해보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역할이나 연기가 있다면?
힘들었던 기억과 감명 깊었던 기억, 두 개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힘든 기억이에요. 그때 제가 해야 했던 연기가 배에서 바다로 빠지는 거였어요. 옛날 구멍조끼를 입고 통통배를 타고 을왕리 앞바다에 나갔는데, 제가 당시는 수영을 못했거든요. 그러니 무서운거죠. 은근히 배 위에서 바다를 보면 꽤 높았고요. 결국 용기를 내서 뛰어 내렸는데 몸이 내 맘대로 안되니까 기진맥진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고생한만큼 기억에는 많이 남아요.
감명 깊었던 역할은 최초로 일본군 성 노예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신 김학순 할머니 역할이었어요. 김학순 할머니의 어린 시절부터 나이 드실 때까지의 모습을 다 연기했었는데 지금도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제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앞으로 장편 드라마나 영화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을까요?
서프라이즈 초창기때 다중 인격이나 사이코패스같은 역할을 많이 연기했었거든요. 그런 연기가 재미있더라고요. 얌전하고 청순한 역할보다 뭔가 임팩트가 있는 역할이 좋아요. 실제로도 제가 표독스러운 연기를 하면 감독님들이 찰떡이라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주시기도 해요. 그래서 스릴러물에 등장하는 그런 살인마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Q. 연기자로서 김하영의 꿈과 비전이 있다면?
김해숙 선생님을 존경해요. 어느 때는 참 순박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계시다가도 또 어느 순간에는 팜므파탈의 모습도 보여주시거든요. 선생님의 그런 모습을 좀 닮아가고 싶고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개그콘서트에 고정 출연하신 적이 있던데, 어떻게 합류하게 되신 건가요?
모르는 작가님 한 분께 연락이 와서 하게 됐어요. 옆에서 예쁜 역할만 하면 된다고 해서 갔는데 대머리 분장하고 콧물도 그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뭔가 예쁘려고 노력을 했던 거 같은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망가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재미있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죠.

Q.여러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계신데 반려동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강아지 5마리, 고양이 1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골든리트리버 ‘제이’, 스피츠믹스 ‘카스’, 카스의 아들인 닥스훈트 믹스 ‘꼴통’, 말티즈 ‘콩이’, 진도믹스 ‘셋째’, 코숏 고양이 ‘히트’ 이렇게 6마리의 반려동물이 있어요.
강아지들은 나이가 많은 편이에요. 13살, 9살 가장 나이 어린 아이도 7살이에요. 고양이는 이제 1살 좀 넘었어요. 저희 아이들은 진짜 다 순둥이들이에요. 그래서 가끔씩 ‘내가 복 받았구나’라고 느끼죠.
Q. 반려동물들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제이 같은 경우는 제가 번식장에 대해 잘 모르던 때라 멋모르고 펫숍에서 데려온 아이에요. 다른 아이들은 파양되거나 구조된 아이들입니다. 특히 셋째는 시골에서 데려왔어요. 원래 실외사육견으로 키워지던 아이었는데,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서서 뛰다보니 디스크가 터져버렸어요. 그래서 하반신이 마비됐죠. 처음 구조해서 집에 데려왔는데 이 아이는 하반신이 마비가 돼서 어디를 보낼 수가 없겠는거에요. 그래서 한가족이 됐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저는 저로 인해 아이들이 사랑을 받고 행복해지고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15살 닥스훈트 한 마리를 무지개별로 보내고 보니 아이들이 제 삶에 차지하는 자리가 어마어마하게 크더라고요.

Q. 여러 반려동물과 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희 제이가 얼마 전에 심장에 물이 차서 크게 아팠었어요.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소리까지 들었을 정도였죠.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됐는데 이렇게 한차례 겪고 나니까 ‘있을 때 잘하라’는 말처럼 정말 후회없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은 우리에게 모든 걸 다 주잖아요. 보호자만 바라보고요. 저도 그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해주려고 해요. 저희 제이는 산책을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요즘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고 있어요. 일이 바쁘면 새벽이라도 산책가고요. 그렇게 제이의 제일 행복한 시간을 지켜주고 싶어요. 덕분에 저도 부지런해졌고요. 뭔가 이번에 하나의 터닝 포인트를 경험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최근 경기도수의사회의 반려동물 캠페인 영상을 찍으셨는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경기도수의사회의 이성식 회장님과 원래 인연이 있었어요. 반려동물 토크콘서트에서 만나서 연락을 주고 받게 됐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회장님이 캠페인을 도와달라고 하셔서 흔쾌히 수락했어요. 캠페인은 반려동물 건강검진에 대한 내용이에요. 건강검진을 꾸준히 해야 큰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촬영을 일산 동물의료원에서 했는데 겸사겸사 저희 콩이가 건강검진을 하게 됐어요. 다행히 비교적 건강하게 결과가 나왔죠. 이번 촬영 덕분에 저도 반려동물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Q.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도 자주 다니시는 것으로 아는데 유기동물에 원래 관심이 많으셨나요?
시간 날 때마다 마음이 맞는 분들과 파주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소에 봉사를 가고 있어요. 저희 가족 전체가 동물을 좋아했어요. 항상 동물을 키웠죠. 제가 어릴 적에 유기된 개를 집에 데려와 키우기도 했고요.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데 개 한 마리가 정처없이 떠돌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쥐포로 살살 꼬셔서 집 앞 슈퍼에 묶어놨어요. 보호자가 찾아갈 수 있도록요. 그런데 보호자가 없는 건지 유기된 건지 안 나타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저희 가족이 됐죠.
Q. 유기동물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도 계시고, 유기동물 입양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요. 이런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모든 동물들은 사랑받고 살 가치가 충분합니다. 질병이나 나이, 외모 등 다양한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시는 분들이 아직 많아서 안타까울 뿐이에요. 우리가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큰 사랑을 우리에게 줄 거거든요. 우리가 판단하는 아이들의 모난 부분은 사실 우리의 모난 생각 때문에 보이는 것들일 뿐입니다.
공인 분들이나 방송하시는 분들같은 유명한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기동물도 입양하고 인식 개선을 위해 솔선수범해주시면 좋겠어요.

Q. 반려인 김하영이 가진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올해는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를 더 열심히 다닐 생각이에요. 한 곳으로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보호소에 가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동물권 관련된 행사들도 자주 참여하고요.